본문 바로가기
★ 개인공부/º 육아일기

[육아일기] D+55 , 신생아 아기 첫외출

by 공부하는 체육쌤 2023. 8. 3.


2023.04.03. D+55


    한방이를 낳기 전에는 신생아가 이렇게 작고 가녀릴 줄 상상도 못 했다. 작디작은 얼굴에 눈코입이 모두 달려있지만 얼굴 속 핏줄이 훤의 비춰 보이는 듯했고, 가녀린 팔과 다리는 너무 앙상해서 부러질 듯이 안쓰러웠다. 한방이를 돌보는 동안 혹시 나의  실수로 한방이가 잘못될까 봐 항상 전전긍긍했다.

    한방이는 55일 차로  5.5kg까지 자랐지만, 아직도 나는 한방이가 너무 작고 여려 보인다. 이런저런 걱정에 신생아 아기 첫 외출을 검색해 보니, 나와 같은 걱정을 지닌 엄마들이 꽤 많았다. 특히 언제 첫 외출을 해도 되는지에 관한 의견이 분분했다. 살랑살랑 봄이 왔는데, 봄이 오는 느낌을 거실 창문 밖으로 구경만 하고 있자니 좀이 쑤셨다.

    임신/출산 전, 나는 거의 매일 외출을 했다. 평일 퇴근 후에는 공부와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지인들을 만났다. 그러다가 임신을 하였고 심각한 입덧으로 출산 전까지 집에서 시체처럼 누워만 지냈다. 더군다나 겨울에 출산을 하면서 혹여나 산후풍이라도 생길까, 어른들께서 걱정을 많이 하셔서 외출은 꿈도 꾸지 못했다.

    어른들은 100일까지만 기다리라고 했지만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게다가 (손바닥이 찌릿찌릿한 느낌을 제외하고는) 몸도 가볍고 특별히 아픈 곳도 없어서 더욱더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충동적으로 한방이를 아기띠에 매고 남편을 불러 집 앞 공원으로 돌진했다. 그동안 바깥세상은 꽃이 피고 잎사귀가 나오는 봄이 되어 있었다. 살랑살랑 따스한 햇살과 봄바람이 뺨에 스치며 한결 기분이 상쾌해졌다. 그러다 간간히 찬바람이라도 불면 혹여나 감기라도 걸리진 않을까 한방이를 단단히 더 감싸맸다. 1시간이 조금 더 넘는 짧은 외출이었지만 그동안 한방이는 쌔근쌔근 품에서 잘 자주었고, 간간히 일어나 바깥세상을 구경했다.

   외출을 하기 전에는 뭔가 굳건한 다짐이 필요했는데, 막상 나와보니 별거 아닌 간단한 일에 왜 이리 큰 각오가 필요했는지 모르겠다. 이후, 간간히 한방이와 같이 외출을 했고, 우려와 다르게 지금까지 한번도 아픈곳 하나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나도 아픈곳 하나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오히려 산책을 시작한 후 활력을 찾아서, 즐겁고 행복하게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산모가 곰도 아니고) 100일 동안 외출을 금지하기 보다는 산모와 아기 의 건강상태, 날씨에 맞게 외출시기를 정하는 것이 좋을듯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