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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공부/º 육아일기

[육아일기] D+92 , 아기없이 엄마 혼자만의 외출!

by 공부하는 체육쌤 2023. 8. 12.

 
2023.05.11. D+92
 
 
    아이유가 출연한, 영화 <드림>이 개봉했다. 20살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이유의 팬이었는데, 처음에는 아이유의 예쁜 목소리에 끌렸고, 이후 아이유라는 사람 자체에 끌렸다. 열렬하진 않지만 앨범이 나올 때마다 찾아 듣고, 드라마나 영화가 나오면 늦게라도 챙겨보았고, 이따금씩 콘서트에 가서 힐링하는, 그 정도의 평범한 팬이다.

    그러던 내가 육아에 빠져, 음악이나 영화 같은 문화생활을 멀리하면서부터 아이유의 흔적도 애써 찾지 않게 되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조차 자각하지 못해서 영화가 개봉한지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우연히 친구에게 <무빙 > 영화 소식을  들었다. 아예 몰랐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이지만, 막상 개봉 소식을 알게 되니 허파에 바람이 들어 영화관에 가고 싶다는 욕구가 맴돌았다.

    하루종일 24시간 붙어있는 한방이를 떼어놓고 나 좋자고 영화관에 가자니 괜스레 미안해지고, 안 보고 넘어가자니 서운한 느낌이 든다. 몇 날 며칠을 혼자 고민하다가 눈치를 보면서 슬쩍 남편에게 운을 띄워 보았는데, 본인이 오전동안 일을 미루고 아기를 봐줄 테니 오래간만에 친구와 재미나게 영화를 보고 오라고 한다.

    얼마만의 자유인지...  출산 뒤에는 육아에 밀려서, 임신 기간에는 입덧으로 누워만 있어서, 임신 전에는 코로나가 걱정돼서, 최근 3년간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다. 그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별거 아닌 외출에도 두근대고 설렌다. 이게 뭐라고...

    혼자 신나서 예매를 하고 약속을 잡았다. 영화관으로 가는 길,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콧바람을 흥얼거렸다. 도대체 몇 달 만에 듣는 노래인지...  홀가분하다. 오랜만에 운전대를 잡았는지, 내 차인데 내 차가 아닌 것처럼 어색했고, 평소에 그렇게 피곤하게 느껴지던 운전이 재밌다.

    친구와 영화관 로비에서 만나 팝콘과 음료를 사서 곧바로 상영관에 들어갔다. 영화는 예측가능한 줄거리로 평범한 내용이었지만, 너무 오래간만이라 그런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아마 임신, 출산, 육아가 아니었으면 이 재미를 되찾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는 몰입해서 잘 봤지만, 막상 영화가 끝나자 곧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빠와 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왠지 모르게 염려스러웠다. 혹시 한방이가 엄마를 찾아 울지는 않을까? 아기가 너무 울어서 남편이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꼬리를 물었다. 평소 걱정이 없던 내가, 언제 이렇게 변한 거지? 혹시 분리불안인가ㅎㅎ

    본래 영화를 보고 친구와 커피 한잔 마신 뒤 귀가하려 했지만 불안이 계속 커져만 가서,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테이크아웃을 했다. 이후 부랴부랴 급하게 집에 갔는데, 막상 한방이는 아빠품에서 쌔근쌔근 아~주 잘 자고 있었다. 조금 허탈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방이 없는 4시간의 혼자만의 첫 외출은 성공적이었다. 오히려 외출을 하면서 아기보다는 내가 아기와 분리불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ㅎㅎ


    한방이가 울지도 않고 아빠와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조만간 운동을 다시 시작해도 될 것 같다. 나도 다시 튼튼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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