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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공부/º 육아일기

[육아일기] D+7, 산후조리원 조기퇴소 - 조리원에 혼나러 왔습니다.

by 공부하는 체육쌤 2023. 4. 9.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 가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신생아 육아방법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게다가 작디작은 신생아 육아라니.. 낳기도 전에 겁부터 먹었었다. 전문가에게 모유수유와 육아를 배우고 싶었다. 특히 내가 선택한 조리원은 570만원으로 (할인받아 399만원을 지불하였다.) 다른 조리원보다 가격대가 높았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착각이었다.
 


 

출산 후

 
    조리원 입소를 위해 불필요한 추가적인 코로나검사를 요구받았다. 조리원은 병원과 연계운영되는 곳으로, 출산 후 12층 병동에서 4층 조리원으로 불필요한 움직임 없이 바로 이동한다. 게다가 이미 출산 직전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와 코로나검사를 요청받아 2가지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온 상태였다. 그리고 내가 조리원에 입소하기로 한 시간은 음성결과가 나온 뒤 48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이 추가적인 코로나검사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리원에서는 합당한 이유 없이 무조건 추가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여, 같은 병원에서 코로나검사를 3번 실시 한 뒤 조리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조리원 1일차

 
    입소교육에서 고품격의 시설과 위치, 산후조리기간 동안 산모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등에 대해서 설명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모유수유 및 분유수유, 수유콜 시스템 등 전반적인 조리원 시스템을 설명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우리 아가는 24시간 모자동실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소아과의사 회진시간 및 목욕시간 등 기본적인 아기생활 일과에 대한 안내가 필요했지만 안내받은 바가 전혀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 아기는 조기퇴소 전까지 목욕도 제대로 못하고 건강상태 체크도 전혀 받지 못했다.
 
 
 
 
 

조리원 2일차

 
    중간중간 신생아실 관계자 여럿이 돌아가면서 방에 방문하였는데, 그때마다 아기와 관련하여 많은 것을 지적받았다. ‘모로반사 때문에 팔이 나오지 않도록 속싸개로 꼭 싸매놓아라.’, ‘아기 기저귀를 1회용 패드 위에서 갈지 말아라’, ‘어른 침대에 아기를 눕히지 말고 아기침대에 놓아라’, 아기가 방에 같이 있으니 24시간 마스크를 끼고 지내라, ‘방이 덥다고 창문을 열어놓지 마라’, ‘산모는 양말을 꼭 신고 있어야 한다’, ‘아기 분유수유 할 때 머리를 꼭 묶고 수유해라’, ‘맨발로 돌아다니지 말고 슬리퍼를 신고 다녀라’, ‘아기가 손을 타니 안고 있지 말고, 침대에 내려놓아라’ 아직 2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스트레스를 받는다.  정작 직수를 배우고 싶어 모유수유 자세를 물어보면 아기 젖물리는 자세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금세 나가버린다. 결국 혼자 안절부절 이리저리 끙끙대다가 어찌어찌 직수를 하기는 했는데..내가 이러려고 조리원에 들어왔나?
 
    조리원 1일 차에 담당 간호사(?)가 짧게나마 가슴마사지를 해 주었는데 다음날에도 마사지를 해줄 것을 약속하였지만 결국 온종일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조리원 3일차

 
    갑자기 아기 스케줄러표를 적으라며 작성 방법에 대한 아무런 설명 없이 종이와 펜만 덩그러니 주고 간다별로 어렵지 않아 보였기에, 아기를 돌봐가며 바쁜와중에도 꼼꼼히 작성했다. 이후 작성한 스케줄러표에서 아기 대변 횟수가 좀 많았는지 ‘2시간 동안 아기가 대변을 2번 본 것이 맞냐’며 ‘아기 대변 횟수 체크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 이상일 때에만 체크하는 것’이라며 핀잔을 주기에, 스케줄러 작성 방법을 물어보았고,  뒤늦게 작성방법을 설명받을 수 있었다.
 
    여전히 같은 내용으로 반복해서 혼나고 있다지긋지긋하다초보 엄마아빠로 인해 관리가 잘못되어 혹시 아기가 아플까 봐 걱정되는 마음으로 훈수를 두는 것은 이해하겠으나본인들은 1번씩 내뱉는 말이지만 듣는 나는 여러 사람에게서 반복적으로 들으려니 스트레스가 누적된다.
 
 
 
 
 

조리원 4일차

 
 

    그날따라 하루종일 아기가 직수를 거부해서 속상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저녁즈음 신생아실 간호사(?) 한 명이 들어와 아기스케줄러표를 확인하고 갔는데, 10분 뒤 또다시 아기 스케줄러표를 요구하며 기록되지 않은 것이 있다며 무언가 추가 기입하고 가버렸다. 확인해 보니 모자동실(직수) 2회와 소변 2회가 거짓으로 추가 기입되어 있었다. 아마도 그 사람은 오늘 나와 아기를 돌봐주어야 할 담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돌봄없이 건너뛰었을 것이다. 기분이 매우 언짢다.

 
 
 
 
 
조리원 5일차

 
    해가 참 밝고 예쁘게 떠서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조리원에 들어온 4일 내내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왔기에 더욱 반가운 햇살이었다. 그런데 2시가 넘어가자 2월 한겨울(난방을 틀지 않았다) 임에도 불구하고 방안 온도가 28도까지 급격히 올라갔다. 게다가 햇빛이 계속 직사광선으로 들어와 완전 찜질방 같았다. 그 와중에 들어오는 사람마다 ‘창문을 왜 열어놨냐’, ‘아기 속싸개는 왜 풀러 놨냐' 잔소리하며 창문을 닫고 아기를 속싸개로 꽁꽁 매고 나갔다. 짜증이 벌컥 났다. 급기야 아기는 온몸이 불덩이가 되어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큰 울음소리로 미친 듯이 울어대기 시작했다. 급한 대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속싸개와 배넷저고리를 걷어내고 발가벗겨 열을 식혔다. 5분가량 지나자 아기는 안정을 되찾았다. 이대로 계속 지낼 수는 없어서 상담실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말하고 온도를 내릴 수 있는 조치를 해줄 것을 요구하였는데 돌아오는 답변이 ‘냉난방 시스템이 중앙에 통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개별적인 조절은 불가능하다.’였다. 이후 3명의 관계자가 차례로 방을 방문해 주었는데 무심하게 ‘우리는 더운지 잘 모르겠다. 더우면 복도 쪽 방문을 열어놓고 지내라 고 하였다. 아기가 불덩이였다고 누차 말해도 아기 체온체크도 하지 않은 채 가버렸다.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 아직 퇴실까지 9일이나 남았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될까 걱정된다.

    방 온도는 높은데 창문을 못 열게하니 매우 곤욕이다. 긴팔을 입고있는 남편이 땀을 비오듯 흘리며 너무 힘들어했다. 게다가 복도쪽 방문을 열어놓아야하니 옷을 벗을수도 없다. 고민하다가, 마침 입소 시 조리원에서 받은 산모복이 2개여서 '너무 더우니 이거라도 입고 있어라' 권했다. 남편은 주저하다가 옷을 받아입었다. 1시간 가량 지났을까? 어제 차트를 멋대로 수정했던 그사람이 들어와서 ‘남자가 산모복을 입고있는 것이 불쾌하다’며 다른방 산모에게 신고가 들어왔으니 벗으라고했다. 남편이 너무 민망해 했다. 생각해보니 산모복도 환자복이기에 불쾌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미안하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남편이 너무 더워해서 내가 입혔다고 사과하고 바로 탈의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민망해 하는 남편 앞에서 여러차례 같은말을 계속 반복했다. 남편에게 너무 미안했다.

 

 

    
 
 

조리원 6일차 조기퇴소

 
    밤새, 남편과 함께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했다. 아직 우리는 아기에게 모유수유도 제대로 못하고 있고, 육아 또한 배워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나 또한 골반이 뒤틀어져 산후회복이 좀 더 필요한 상태여서, 24시 모자동실이 가능한 다른 조리원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오전 10시, 우리는 조기퇴소상담과 환불을 요청했다. 조기퇴소의 이유를 물어보기에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들은 조리원 실책이 아닌 자진퇴소로 판단된다며 남은 기간의 환불금액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했다. 그러자 참고 있던 남편이 ‘차트조작과 24시 모자동실에 부적합한 방 온도의 문제, 그리고 아기의 상태를 제대로 체크해 주지 않은 것은 조리원 실책이기 때문에 자진퇴소가 아니다’ 고 하자 이렇게 되물었다. 그래서, 아기가 잘못됐나요?’ 정말 최악이다.
 
 


 
    결과적으로 남은 기간에 대한 정당한 환불을 받았고, 환불받은 금액으로 2번째 조리원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감정소모가 너무 심했고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었다.  상처도 많이 받아서 퇴소 이후 하루종일 눈물바람으로 하루를 보냈다. 이때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젖량도 많이 줄어 모유수유에도 차질이 컸다.  조리원 선택을 금액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판단했어야 했다. 높은 금액을 지불하면 그만큼의 대가가 있을 것이라 착각했다. 오히려 이 조리원의 절반 가격도 안 되는 2번째 조리원의 시스템이 더욱 체계적이었고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급박하게 입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으로 산모와 아기를 케어해 주고 정성 어린 도움을 주신 2번째 조리원 관계자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문제의 아기 스케줄러표

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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